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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이 돌로 변한다고? 희귀 유전병 ‘FOP 증후군’

메디컬 리포트 2025. 3. 30. 22:11

우리 몸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합니다. 뼈와 근육이 균형을 이루며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부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점점 돌처럼 굳어가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이 질환은 바로 진행성 골화 섬유 이형성증(Progressive Osseous Heteroplasia, POH) 또는 FOP(Fibrodysplasia Ossificans Progressiva) 증후군이라고 불립니다.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은 피부 아래의 근육, 인대, 힘줄, 그리고 일부 연부조직이 점차 뼈로 변하는 현상을 겪게 됩니다. 결국 신체가 점점 돌처럼 굳어가며, 시간이 지날수록 움직임이 제한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완전히 고정된 상태로 살아가야 합니다.

FOP 증후군은 전 세계적으로 극히 드문 질환으로, 200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유전병입니다. 현재까지도 완치법이 없는 불치병이며, 환자들은 점차 몸이 굳어가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FOP 증후군의 원인과 증상, 진행 과정, 실제 환자들의 사례,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치료 연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FOP 증후군이란?

1) 정의 및 특징

FOP 증후군은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신체의 연부조직(근육, 인대, 힘줄 등)이 점차 뼈로 변하는 희귀 질환입니다. 이 과정에서 관절이 강제적으로 고정되며, 정상적인 움직임이 불가능해집니다.

이 병의 가장 무서운 점은 외부 자극(수술, 부상, 주사 등)에 의해 골화(뼈로 변하는 과정)가 더욱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즉, 환자의 몸을 치료하려는 의학적 개입조차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2) 유전적 원인

FOP 증후군의 원인은 ACVR1 유전자 돌연변이로 밝혀졌습니다.

  • ACVR1 유전자는 뼈 형성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생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 이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하면, 정상적인 뼈 생성 과정이 제어되지 않고 연부조직까지 뼈로 변형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납니다.
  • 선천적 질환이지만 부모에게서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FOP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특정한 신체적 특징을 보이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비정상적으로 작은 엄지발가락입니다. 이 작은 엄지발가락은 FOP 증후군을 조기에 진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몸속이 돌로 변한다고? 희귀 유전병 ‘FOP 증후군’

2. FOP 증후군의 진행 과정과 증상

FOP 증후군은 보통 어린 시절부터 서서히 진행되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1) 초기 증상 (출생~어린 시절)

  • 출생 시, 대부분의 환자는 엄지발가락이 짧고 기형적인 형태를 보임.
  • 유아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입학 전후로 첫 번째 골화 증상이 나타남.
  • 보통 목, 등, 어깨 부위에서 단단한 혹 같은 덩어리가 느껴짐.
  • 이 혹이 점점 커지며 연부조직이 뼈로 변하기 시작함.

2) 청소년기~성인기 (증상 악화 단계)

  • 상체(목, 어깨, 등, 가슴)부터 점차 골화가 진행됨.
  • 골화된 부위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으며, 결국 관절이 굳어버림.
  • 심한 경우, 턱이 골화되어 입을 벌리기 어려운 상태가 됨.
  • 팔과 다리의 움직임도 점차 제한되며, 환자는 휠체어나 침대 생활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짐.
  • 감기나 가벼운 외상조차도 질병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음.

3) 말기 증상 (성인기 이후)

  • 뼈가 점점 증식하면서 폐와 심장 주변 조직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
  • 심한 경우, 호흡 곤란이 발생하며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인해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음.
  • 대부분의 환자는 30~40대에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으며, 수명을 다하는 경우가 많음.

3. FOP 환자들의 실제 사례

1) 미국의 해리 이스트랙 (Harry Eastlack, 1933~1973)

  • 해리는 FOP 증후군 환자로, 5세 때 첫 증상이 나타남.
  •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점점 몸이 굳어가기 시작했으며, 20대 후반에는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됨.
  • 40세가 되었을 때는 단 한 개의 관절(입을 아주 약간 벌릴 수 있는 정도)만 남았고, 결국 39세의 나이에 합병증으로 사망함.
  • 그의 유해는 연구 목적으로 보존되어 현재까지도 FOP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음.

2) 영국의 애슐리 커트니 (Ashley Kurth)

  • 애슐리는 2살 때 FOP 진단을 받았으며, 10대가 되면서 점차 움직임이 제한되기 시작함.
  • 팔을 들어 올리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스스로 옷을 입는 것조차 힘들어짐.
  • 하지만 그녀는 질병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삶을 살고 있으며, SNS를 통해 FOP 인식 개선 활동을 하고 있음.

4. 현재 진행 중인 연구와 치료법

현재까지 FOP 증후군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지만, 몇 가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1) 유전자 치료 연구

  • ACVR1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수정하는 치료법이 연구되고 있음.
  •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하여 이상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이 개발될 가능성이 있음.

2) 신약 개발

  • FOP 환자의 뼈 생성을 억제하는 항염증제 및 단백질 억제제가 실험 단계에 있음.
  •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며, 조만간 새로운 치료법이 나올 가능성이 있음.

결론: 희망을 찾아가는 환자들

FOP 증후군은 인간의 몸이 점점 돌처럼 굳어간다는 점에서 매우 고통스럽고 두려운 질병입니다. 하지만 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치료법 개발에 대한 희망도 커지고 있습니다.

FOP 환자들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연구가 더욱 발전하여, 언젠가 FOP 증후군도 치료 가능한 질병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