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우주보다 심해를 더 모른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구 바다의 80% 이상은 아직 탐사되지 않았고, 특히 수심 10,000m를 넘는 극심해(zonally hadal depth)는 탐사의 한계 때문에 생물학적 정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일본과 중국의 심해탐사선이 마리아나 해구(최대 수심 약 10,994m) 탐사 중 채취한 퇴적토에서 고압과 저온에서 생존이 가능한 새로운 세균을 발견하면서 세계 과학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해당 미생물은 실험적 분석 결과 기존의 어떤 생물 분류군에도 속하지 않으며, 학명은 **마리안나 박테리움(Marianna Bacterium)**으로 제안되었다. 이 세균은 인간의 상상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조건에서 살아남을 뿐 아니라, 강한 내압성, 내열성, 항생제 무력화 능력, 잠재적 병원성까지 보이며 과학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글에서는 마리안나 박테리움의 발견 경위, 생물학적 구조, 생존 메커니즘, 병원성 가능성, 그리고 인류가 고려해야 할 생물학적 보안 이슈까지 분석한다.
마리안나 해구와 발견 경위
마리안나 해구는 태평양 괌 근처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저 지형이다. 수심이 11,000m에 가까운 이 지점은 수압이 무려 1,100기압 이상으로, 인간이 직접 접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2021년, 일본의 심해탐사선 DSSV Shinkai-11000은 자동 채취 시스템을 이용해 해구 최저점에서 극소량의 해저 퇴적물과 미세 생물 군집 시료를 채집하였다. 해당 시료는 도쿄대 해양미생물연구소와 중국 해양과학원 공동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 세균을 포함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 세균은 기존에 알려진 심해 세균인 피에조필릭(Piezophilic, 고압선호성) 균주와는 완전히 다른 유전자 배열과 세포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유전형은 NCBI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에서 97% 이상 유사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 독립계열로 판명되었다.

마리안나 박테리움의 구조적 특징
1. 고압 내성 단백질 보호막
마리안나 박테리움은 세포막 외부에 고압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단백질성 보호막을 형성한다. 이 보호막은 세포 내의 효소와 구조 단백질이 고압으로부터 변형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2. 내열·내냉 이중 내성 구조
– 해당 세균은 섭씨 -2도부터 80도까지의 온도에서 생존이 가능하며, 극심한 온도 변화를 견디는 **열충격 단백질(Heat Shock Proteins)**이 다량 발현됨
3. 수압 의존성 대사 시스템
– 마리안나 박테리움은 대기압에서는 세포 복제가 일어나지 않으며, 400기압 이상의 압력 하에서만 세포 분열을 시작하는 특이성을 보인다.
4. 복합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
– 실험실 환경에서 마리안나 박테리움은 페니실린, 세팔로스포린, 테트라사이클린, 카바페넴 계열까지 모두 무력화시켰다.
– 다수의 Efflux Pump 유전자, 베타-락타마제 유전자, 신규 항생제 저해 단백질이 동시에 검출되었다.
이와 같은 복합 특성을 가진 박테리아는 기존 의학계에서 “슈퍼박테리아 중 슈퍼”로 불릴 정도로 위험한 잠재력을 가진다.
병원성 및 인간 감염 가능성
현재까지 마리안나 박테리움이 인간에게 감염된 사례는 없지만, 다음과 같은 요소들로 인해 병원체로 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인간 세포에 대한 부착 실험에서 높은 결합력을 보임 (특히 폐포 상피세포에 부착 시 80% 이상 정착)
- 면역세포 회피 능력 확인: 대식세포에서 식균작용 후에도 48시간 생존
- 숙주 내 유전자 교환 가능성: 기존 장내세균과 유전자 교환을 통해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이전할 가능성
또한, 이 세균은 일반적인 감염처럼 열이나 염증을 동반하지 않고 서서히 체내 대사 기능을 억제하는 것으로 관측되었으며, **‘저자극성 감염’**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면역 시스템의 초기 반응을 유도하지 않음으로써 감염자 스스로도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전파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생물학적 보안과 국제 대응
마리안나 박테리움의 발견 이후, WHO와 세계 미생물학회는 해당 세균을 “잠재적 고위험 생물학 보안 병원체”로 분류하였고, 다음과 같은 대응이 권고되었다:
- 심해 시료 연구는 고위험 생물학 등급(BSL-3 이상) 실험실에서만 수행
- 국제 심해탐사 규제 및 생물반출 모니터링 체계 강화
- 항생제 내성 유전자 통합 감시 시스템에 해당 균주의 유전자 정보 포함
- 해저 생태계의 인위적 교란 최소화 및 생물보존 원칙 재정립
특히 이 세균의 유전 정보가 테러 집단이나 비윤리적 실험자에 의해 악용될 경우, 치료 불가능한 슈퍼 병원체로 합성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마리안나 박테리움은 단순한 미생물 발견을 넘어, 인류가 지구에서 가장 깊은 곳에서도 치명적인 병원체를 마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드러낸다.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하고 진화할 수 있는 생명체는 우리에게 “병원균은 더 이상 지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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