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는 세균성 감염을, 진균은 곰팡이 감염을 유발한다. 이 두 병원체는 엄연히 서로 다른 생물학적 계열에 속하지만, 만약 이들이 결합하여 하나의 새로운 병원체로 진화한다면 어떨까?
실제로 최근 생물안보 분야와 감염병 연구소에서 “펑균박테리움(Pungibacterium)”이라는 실험실 환경에서 검출된 미확인 병원체가 보고되며 학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 병원체는 진균의 포자 형성과 박테리아의 독소 생성 능력을 동시에 보유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기존 항생제 및 항진균제에 모두 내성을 보였다.
이 글에서는 펑균박테리움의 발견 배경, 구조적 특성, 감염 메커니즘, 내성 문제, 그리고 인류 보건 시스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다.
발견 배경: 두 개의 실험 오염 샘플에서 확인
2023년, 프랑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항진균제 내성 실험 중, 진균 포자 구조 내부에서 박테리아 유전자 조각이 검출된 사례를 발표했다. 이 구조체는 일반적인 진균과 달리, 내부에서 독립적인 단백질 합성 기능을 가진 박테리아성 리보솜이 발견되었고, 외부에서는 곰팡이처럼 포자를 통해 번식했다.
동시에, 미국의 고위험 병원체 BSL-4 실험실에서도 항생제 내성 실험 중 배양한 균주 중 하나가 기존 분류에 속하지 않는 혼합형 감염체임이 밝혀졌으며, 이들 모두가 유사한 유전자 배열과 감염 양상을 보여 ‘펑균박테리움’이라는 임시 명칭이 붙여졌다.
생물학적 구조: 두 병원체의 특성이 공존
펑균박테리움은 현미경 하에서 진균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분석하면 세균의 핵심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 이중세포벽: 외벽은 키틴질(진균), 내벽은 펩티도글리칸(세균)
- 복합 유전체: 원형 DNA(세균) + 선형 염색체 구조 일부(진균 유래)
- 포자 형성과 분열 병행: 외부에서는 포자, 내부에서는 세포분열로 증식
- 효소 분비 시스템 이중화: 세균성 독소 + 진균성 조직 침투 효소 모두 생성
이처럼 펑균박테리움은 감염력, 조직 침투력, 독소 생성력 모두에서 강력한 특성을 갖는다.
감염 증상과 임상 특징
현재까지 알려진 펑균박테리움 의심 감염 사례는 실험용 쥐 및 일부 면역저하 환자 사례로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감염 시 다음과 같은 다기관 감염 증상이 보고되었다:
- 호흡기 감염: 폐 내 삼출물 증가, 저산소증
- 피부 감염: 괴사성 궤양, 다발성 농포, 포자 낭종
- 위장관 감염: 설사, 내출혈, 장 점막 괴사
- 신경계 증상: 혼미, 시야 장애, 중추신경계 염증
특히 감염자의 조직 샘플에서는 진균의 포자와 박테리아의 세포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기존의 감염병 대응 체계로는 구분과 치료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약물 내성과 치료 실패
펑균박테리움은 아래와 같은 항균제 및 항진균제에 모두 내성을 보였다:
- 항생제 계열: 암피실린, 세팔로스포린, 메로페넴, 콜리스틴 → 모두 무반응
- 항진균제 계열: 플루코나졸, 암포테리신 B, 이트라코나졸 → 포자 형성 유지
- 복합요법: 항진균제+항생제 병용도 효과 미미
실험실에서는 신규 합성 펩타이드 항균제로 일부 억제 반응을 얻었으나, 인체 적용 가능성은 미지수이다. 이로 인해 펑균박테리움은 차세대 팬데믹 유발 병원체로서의 위험성이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인류 보건 시스템에 주는 경고
이 병원체의 등장은 몇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 생명 분류체계의 붕괴 가능성
– 두 병원체의 융합으로 인해 세균·진균이라는 전통적 구분이 무의미해질 수 있음 - 진단 시스템의 무력화
– 세균용 배양 시스템, 진균 PCR 키트 모두 반응하지 않음 → 신속 진단 어려움 - 방역 시스템의 공백
– 현재 병원체 대응 체계는 병원균을 특정 분류군에 따라 분류·차단하는데, 융합형 병원체는 이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음
이에 따라 WHO는 2024년 감염병 백서에서 펑균박테리움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병원체 대응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며, 유럽질병관리청(ECDC)은 이 병원체를 고위험군 잠재 병원체 리스트에 등재했다.

펑균박테리움은 단지 새로운 세균이 아니다. 그것은 생명체 진화의 또 다른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이자, 인간이 만든 항생제·항진균제 중심의 방어 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다.
감염병은 더 이상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라는 단일 분류로 다가오지 않는다. 하이브리드 병원체는 결합, 적응, 변형을 통해 예측 불가능한 속도로 진화하며, 인간 사회에 새로운 유형의 생물학적 위협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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